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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tGPT가 먼저 말을 건다, Pulse의 충격적 진화

by 현큐레이터 2025. 11. 8.

지금까지 우리가 사용해온 AI 챗봇은 질문을 던져야만 답을 주는 구조였습니다. 아무리 똑똑한 AI라도 사용자가 먼저 대화를 시작해야 했고, 무엇을 물어야 할지 모르면 그저 검은 화면만 바라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OpenAI가 2025년 9월 25일 공개한 ChatGPT Pulse는 이런 관계를 완전히 뒤집어버렸습니다. 잠든 사이 ChatGPT가 밤새 조사를 마치고, 아침에 눈을 뜨면 개인화된 브리핑 카드 5개에서 10개가 준비되어 있는 경험을 제공합니다. 오늘 회의 안건, 놓친 중요 이메일, 관심사와 관련된 최신 뉴스, 심지어 런던 출장 중 추천 러닝 코스까지 알아서 정리해줍니다. 이것은 질문에 답하는 수준이 아니라, AI가 먼저 필요한 것을 파악해서 건네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서비스입니다. OpenAI CEO 샘 알트먼이 Pulse를 지금까지 만든 기능 중 가장 좋아한다고 밝힌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사람들이 하루를 시작하는 방식 자체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현재는 월 200달러를 지불하는 Pro 구독자만 모바일 앱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향후 Plus 구독자와 일반 사용자에게도 확대될 예정입니다.

ChatGPT Pulse

밤새 공부하는 AI, Pulse는 어떻게 작동하는가

Pulse의 가장 큰 특징은 비동기 리서치 능력입니다. 사용자가 잠든 밤 시간 동안 ChatGPT는 과거 대화 기록, 메모리 기능에 저장된 선호도, 사용자가 준 피드백, 그리고 연결된 앱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합니다. 여기서 연결 가능한 앱은 Gmail과 Google 캘린더인데, 이 두 가지만으로도 엄청난 맥락 이해가 가능해집니다. 예를 들어 캘린더에 오전 10시 투자자 미팅이 잡혀있다면, Gmail에서 관련 이메일 스레드를 찾아 핵심 내용을 정리하고 예상 질문까지 준비해줍니다. 생일 선물을 사야 한다는 캘린더 일정을 발견하면 적절한 선물 아이디어와 함께 근처 상점 정보까지 제안합니다. 여행 일정이 잡혀있고 과거 대화에서 달리기를 즐긴다고 언급했다면, 현지 러닝 코스를 포함한 여행 계획안을 만들어줍니다. 이 모든 정보는 카드 형태로 제공되며, 각 카드는 AI가 생성한 이미지와 텍스트를 포함합니다. 사용자는 카드를 빠르게 훑어보거나 클릭해서 상세 내용을 확인할 수 있고, 추가 질문을 던지거나 엄지 위아래 버튼으로 피드백을 줄 수 있습니다. 큐레이트 기능을 활용하면 금요일마다 지역 행사 정리, 특정 기술 학습 팁, 프로 테니스 업데이트처럼 원하는 주제를 직접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피드백 루프를 통해 Pulse는 점점 더 정교하게 개인화되어 갑니다. 다만 OpenAI는 이것이 아직 프리뷰 단계이며 완벽하지 않다고 솔직하게 밝혔습니다. 이미 끝난 프로젝트에 대한 팁을 제안하거나 관련 없는 정보가 나올 수 있지만, 사용할수록 정확도가 높아진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뉴스 앱도 아니고 비서도 아닌, 새로운 경험의 등장

Pulse를 기존 서비스와 비교하면 그 차별성이 명확해집니다. 뉴스 앱이나 뉴스레터는 모든 사용자에게 같은 콘텐츠를 보냅니다. Apple News나 Google Discover는 관심사를 기반으로 추천하지만 여전히 수동적인 콘텐츠 소비 방식입니다. 캘린더 앱은 일정을 알려주지만 거기에 대한 준비나 맥락은 제공하지 않습니다. 이메일 앱은 받은편지함을 정리해주지만 여러 이메일에 흩어진 정보를 종합하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Pulse는 이 모든 것을 하나로 묶어 사용자의 하루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 형태로 재구성합니다. 자녀와 떠나는 여행을 준비 중이라면 아이 친화적 일정이 포함된 여행 계획을 제안하고, 특정 축구팀 팬이라면 최신 경기 결과와 주요 인터뷰를 정리해주며, 할로윈이 다가오면 가족용 코스튬 아이디어까지 추천합니다. 이것은 정보 검색이 아니라 상황 인식입니다. 중요한 점은 Pulse가 무한 피드를 만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하루에 한 번만 업데이트되며, 저장하거나 후속 질문을 하지 않으면 카드는 사라집니다. 이는 의도적인 설계입니다. 필요한 정보를 얻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소셜 미디어처럼 끝없이 스크롤하게 만드는 중독성을 거부하고, 오히려 스크린 타임을 줄이면서도 생산성은 높이는 방향을 택한 것입니다. 이런 접근은 ChatGPT를 단순 질의응답 도구에서 일상의 동반자로 포지셔닝하려는 OpenAI의 전략을 잘 보여줍니다. 응용 부문 CEO 피지 시모는 극소수만 누릴 수 있었던 개인 비서 수준의 지원을 모두에게 제공하는 것이 목표이며 Pulse는 그 첫걸음이라고 밝혔습니다.

2025년 AI 비서 경쟁, 개인화가 승부처다

Pulse의 등장은 AI 비서 시장의 경쟁 구도를 새롭게 만들고 있습니다. Google은 자비스라는 AI 에이전트를 준비 중이며 웹브라우저와 연동해 검색, 쇼핑, 호텔 및 항공편 예약까지 처리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할 예정입니다. Apple은 애플 인텔리전스를 통해 온디바이스 AI를 강화하며 개인정보 보호에 집중하고 있고, 2025년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더욱 개인화되고 똑똑해진 시리를 선보이겠다고 예고했습니다. Amazon은 알렉사 플러스를 중심으로 AI 에이전트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있으며, 복잡한 요청도 처리하고 과거 상호작용을 기억해 개인화된 답변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OpenAI의 강점은 이미 확보한 ChatGPT 사용자 기반과 대화 품질입니다. 월간 활성 사용자가 수억 명에 달하며, 사람들은 이미 ChatGPT와 일상적으로 대화하며 신뢰를 쌓아왔습니다. Pulse는 이 신뢰를 기반으로 수동적 도구에서 능동적 파트너로 도약하는 전략입니다. 글로벌 AI 시장은 2025년까지 4천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며, 개인화 AI 비서 분야는 그 중에서도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영역입니다. McKinsey, Gartner, IBM 등 주요 리서치 기관들은 AI 에이전트가 인간의 개입 없이 기업 업무를 수행하는 시대가 온다고 예측하고 있으며, 개인 사용자 영역에서도 하이퍼 개인화가 차별화 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소매, 헬스케어, 금융 등 다양한 산업에서 고객 참여를 높이고 충성도를 쌓기 위해 개인화 기술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한국 AI 시장만 놓고 보더라도 2025년까지 10조 5천억 원 규모로 성장하며 연평균 38퍼센트라는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런 맥락에서 Pulse는 기술 데모가 아니라 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적 제품입니다. 향후 더 많은 앱과 연동되고 하루 중 적절한 타이밍에 맞춤 업데이트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계획이며, 결국 사용자가 요청하지 않아도 필요한 작업과 아이디어를 가속화하는 조용한 조력자로 진화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ChatGPT Pulse는 AI와 인간의 관계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AI는 명령을 기다리는 도구가 아니라, 우리보다 먼저 생각하고 준비하는 파트너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질문하는 부담을 줄이고, 정보 과부하를 정리하며,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물론 여전히 개선할 점이 많고 프라이버시 우려도 존재하지만, 방향성만큼은 분명합니다. 앞으로 AI는 우리가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찾아오는 존재가 될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