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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력 대란 (재생 에너지, 인프라 선점, 에너지 정의)

by 현큐레이터 2026. 2. 1.

AI 시대의 도래와 함께 전력 소비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챗GPT가 보내주는 메시지 한 줄, 이미지 한 장 모두 막대한 전기를 태워서 얻은 결과물입니다. 빅테크 수장들이 꾸준히 강조하는 키워드 '전력'은 이제 AI 경쟁의 핵심이 기술력을 넘어 전력 인프라 확보 전쟁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AI전력 대란과 에너지
AI전력 대란과 에너지

재생에너지와 ESS의 현실적 한계

최근 5년 새 전기 요금이 무려 125%나 폭등한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지역의 사례는 AI가 불러온 전력난의 심각성을 보여줍니다. 데이터센터가 몰려있는 이 지역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치면서 전기요금 관련 민원에 대응하는 직원을 따로 고용했을 정도입니다. 올 초 미국 정부가 '국가 에너지 비상 사태'를 선포한 것은 전력 문제를 전쟁이나 자연재해와 동급으로 여기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AI가 소비하는 전력의 규모는 충격적입니다. 챗GPT가 단일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3Wh의 전력이 필요한데, 이는 구글에서 검색했을 때 소모되는 전력보다 10배 이상 많은 양입니다. AI가 이미지 한 장을 생성하는 데는 스마트폰 한 대를 충전할 수 있는 양의 전력이 소모되고, 5초짜리 영상을 만드는 데는 전자레인지를 1시간 가량 가동하는 것과 맞먹는 수준의 전기가 필요합니다. 챗GPT 같은 초거대 AI 모델 하나를 훈련하는 데는 넷플릭스를 무려 185년 6개월 동안 틀어놓을 수 있을 만큼의 전력이 소모됩니다.

태양광과 ESS(에너지 저장 장치)가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과연 단기간에 AI 인프라 수요를 감당할 만큼 경제성과 확장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을까요? 2024년 기준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은 전 세계 총 전력 사용량의 약 1.5%에 달하며, 이는 프랑스 국민 전체가 1년 동안 사용하는 전력과 맞먹는 규모입니다. 향후 5년 동안 AI 데이터 센터 시장이 연평균 28.3%씩 성장하면 전 세계 전력 사용량 중 데이터 센터가 차지하는 비중이 3%까지 늘어나게 됩니다. 이는 대한민국, 네덜란드, 스웨덴, 아르헨티나 네 개 나라가 1년 동안 쓰는 전력의 양을 몽땅 합쳐놓은 수준입니다.

태양광의 치명적인 단점은 해가 떠 있는 낮에만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ESS가 주목받고 있지만, 24시간 내내 가동되면서 때로는 수요가 폭증하기도 하는 AI 시대의 전기 사용 패턴을 완전히 버텨내기에는 현실적 한계가 존재합니다. 친환경의 효율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요? AI를 더욱 발전시키고 발전해나가는데 전력이 필수적이어서 친환경만으로는 부족해 원전을 더 지어야 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기술 발전과 에너지 절약이라는 도덕적 가치 사이의 아이러니는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전력 인프라 선점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

역사적으로 위기의 순간은 언제나 새로운 산업의 기회로 이어져 왔습니다. 약 150여 년 전 석탄 중심의 산업 체계에 석유라는 새로운 에너지원이 등장했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석유가 2차 산업 혁명 후반에 핵심 동력으로 떠오르며 세계 에너지 산업 패러다임에 변화가 생겼고, 이 과정에서 스탠더드 오일의 창업자인 록펠러는 정유, 운송, 유통까지의 전 과정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했습니다. 인프라 선점을 통해 새로운 시대의 패권을 확보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현재 글로벌 빅테크들의 행보는 AI 시대의 전력 인프라 선점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오픈 AI는 소프트뱅크, 오라클과 함께 700조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미국 전역에 초대형 AI 데이터센터를 짓겠다고 했고, 앤트로픽도 미국 내 AI 인프라에 약 73조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메타는 이미 30번째 데이터센터 건설에 들어갔고, 미 정부는 각종 규제를 대폭 완화해 주면서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건설을 적극 밀어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제기됩니다. 전력 인프라를 선점한 기업이 과거 석유 기업처럼 과도한 시장 지배력을 갖게 될 위험은 없을까요? 완공한지 수년이 지났지만 전기를 공급하지 못해서 방치되고 있는 유령 데이터센터가 실리콘밸리 한복판에 두 곳이나 있다는 사실은 기존 전력망의 한계를 보여줍니다. 기존의 화력 발전소나 원자력 발전소는 새로 짓는 데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드는 반면 AI 인프라는 몇 달 만에도 수십 기가와트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한화큐셀 같은 기업은 10년 넘게 태양광 사업을 키워온 경험을 바탕으로 모듈 공급부터 설계, 조달, 시공 등을 턴키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치를 갖추고 미국의 주택 및 상업용 태양광 시장에서 수년째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캘리포니아주에 태양광 모듈과 ESS로 이루어진 대규모 복합 단지를 완공했고, 글로벌 빅테크 기업 메타에 재생 에너지를 공급하는 시설을 설계부터 시공까지 담당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사와는 8년간 총 12GW의 태양광 모듈과 설계, 조달, 시공 서비스를 공급하는 역대급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는 미국 역사상 전례가 없을 정도의 딜이었습니다.

전력 소비를 줄이는 방향의 AI 발전은 왜 부차적으로 다뤄지는 걸까요? 더 큰 모델, 더 많은 연산만이 유일한 진화 경로인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 필요합니다.

AI 시대의 에너지 정의와 책임 분배

한화큐셀은 빅테크 기업들이 전력을 더 스마트하게 쓸 수 있도록 AI 기반 에너지 관리 소프트웨어까지 개발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AI 투어에서 공개된 이 솔루션은 전력을 더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게 도와주는 AI 플랫폼입니다. 실시간으로 발전량과 전력 수요를 예측해서 언제 ESS를 얼마큼 충전하면 좋을지 AI가 계획을 세워 주고, 지역별 인센티브, 금리, 기후조건, 에너지 소비량 등의 데이터를 학습해서 사용자에게 최소 비용 및 최대 수익이 기대되는 솔루션까지 제안합니다.

AI를 단순히 인간을 보조하는 '어시스턴트' 역할을 넘어 인간과 동등한 '협업 관계'를 맺는 파트너로 진화시키고, 이러한 협업팀이 조직 전체로 확산되면 AI가 시스템을 "알아서" 관리하게 되어 인간은 관리 감독자의 역할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마치 지휘자 역할을 하는 '오케스트레이터'를 에너지 관리 시스템에 적용하여 수많은 에이전틱 AI로 이루어진 조직을 운영하는 것입니다. 이 시스템이 적용되면 에너지 소비를 최대 20% 줄여주고 생산성을 최대 30%까지 끌어올려 수십억 달러 규모의 비용 절감 효과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기술적 해법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AI 시대의 에너지 정의(Energy Justice)는 어떻게 논의되어야 할까요? 전력을 가장 많이 쓰는 주체와 그 부담을 지는 주체가 다른 현실을 어떻게 볼 것인가가 핵심 쟁점입니다. 볼티모어 지역 주민들이 겪은 전기요금 폭등 사례는 기업의 경쟁력이 지역 주민의 전기요금 상승으로 전가되는 구조가 정당한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전력 인프라 경쟁의 승자는 누구이며, 비용은 누가 부담하는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어려서부터 전기를 아끼는 것이 생활의 도덕이었지만, 기술이 발전할수록 모든 것은 전기로 통하고 전기를 많이 소비해야 살아갈 수 있게 됩니다. 전기를 아끼라면서 기술은 자꾸 전기를 소비하는 방향으로 진화하는 아이러니 속에서, 인류는 기술의 발전과 기술의 필요로 어디로 가고 있는지 근본적인 성찰이 요구됩니다.

기존의 상식이 뒤집히고 거대한 물길의 흐름이 새롭게 그려지는 지금,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이 시점에서 우리가 직면한 탈탄소화는 미래 세대를 위한 책임 있는 선택이자 글로벌 연대의 실천입니다. 동시에 전력 부담의 공정한 분배와 에너지 정의의 실현이라는 과제도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기술 발전의 혜택과 비용이 모두에게 공정하게 배분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진정한 AI 시대의 지속가능성일 것입니다.


[출처]

영상제목/채널명: https://www.youtube.com/watch?v=8-sXqRMiO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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