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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컬 AI 시장 전망과 산업별 활용 사례

by 현큐레이터 2025. 11. 14.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한 인공지능은 대부분 화면 속에 존재했습니다. 텍스트를 생성하고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일들이 주를 이루었죠. 그런데 최근 들어 AI가 스크린을 벗어나 실제 공간에서 물건을 옮기고 사람과 함께 일하는 모습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가 CES 2025에서 강조한 피지컬 AI는 인공지능이 물리 세계를 인식하고 이해하며 직접 행동하는 기술을 의미합니다. 이는 지난 수십 년간 연구실에서만 머물던 로봇 기술이 실제 산업 현장과 우리의 일상으로 들어오는 중대한 변화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미 테슬라 공장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작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BMW와 같은 글로벌 제조사들도 생산 라인에 인간형 로봇을 투입하며 새로운 제조 방식을 실험하고 있습니다.

피지컬 AI

물리 세계와 만나는 인공지능의 새로운 도약

피지컬 AI가 기존의 산업용 로봇과 다른 점은 스스로 상황을 판단하고 적응한다는 데 있습니다. 과거의 로봇들은 정해진 동작만 반복할 수 있었고 작업 환경이 조금만 바뀌어도 사람이 직접 재프로그래밍을 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피지컬 AI가 적용된 로봇은 센서를 통해 주변을 인식하고 카메라로 물체를 파악하며 음성 명령을 이해해 상황에 맞게 행동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가능하게 만든 것은 VLA 모델이라고 불리는 기술입니다. Vision Language Action의 약자인 VLA 모델은 시각 정보를 처리하고 언어를 이해하며 그에 따른 행동을 실행하는 세 가지 기능을 하나로 통합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공장 작업자가 로봇에게 상자를 작업대로 옮기라고 말하면 로봇은 어디에 상자가 있는지 카메라로 찾아내고 가장 효율적인 이동 경로를 계산한 뒤 적절한 힘으로 상자를 들어 올려 목적지까지 운반합니다. 이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장애물이 나타나도 스스로 경로를 수정할 수 있죠. 컴퓨터 비전 기술의 발전과 자연어 처리 능력의 향상, 그리고 정밀한 센서와 모터 기술이 결합되면서 AI는 드디어 물리적인 몸을 얻게 되었습니다. 엔비디아는 이러한 로봇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코스모스라는 플랫폼을 무료로 공개했으며 이를 통해 개발자들은 가상 환경에서 로봇을 학습시키고 테스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산업 현장에서 실현되는 로봇의 변화

피지컬 AI의 실용화는 이미 여러 산업 분야에서 구체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BMW의 미국 공장에서는 피규어 AI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피규어 02가 사람과 협업하며 생산성을 크게 높였습니다. 이 로봇은 무거운 자동차 부품을 운반하고 정밀한 조립 작업을 담당하는데 도입 후 작업 속도가 4배 빨라졌으며 신뢰도는 7배나 향상되어 하루에 최대 1000건의 작업을 처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테슬라는 자사가 개발한 옵티머스 로봇을 2025년까지 5000대 생산한다는 목표를 세웠고 장기적으로는 연간 100만 대 생산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아마존의 물류 창고에서는 키바라는 로봇이 넓은 창고를 자율적으로 이동하며 상품을 운반하고 분류하는 일을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주문 처리 속도가 획기적으로 개선되었습니다. 의료 분야에서도 변화가 감지됩니다. 다빈치 수술 로봇은 의사의 손 떨림을 보정하고 좁은 공간에서도 정밀한 수술을 가능하게 만들었으며 재활 치료용 로봇들은 환자들의 회복을 돕고 있습니다. 가정용 로봇도 본격화되고 있는데 1X 테크놀로지스는 네오라는 이름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월 499달러 또는 일시불 2만 달러에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로봇은 빨래를 개고 청소를 하며 반려동물의 밥을 주는 등 일상적인 가사 노동을 지원합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9600억 원을 투자해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했고 올해 연말에는 아틀라스 로봇을 생산 거점에 시범 적용할 계획입니다. 국내 기업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CES에서 차세대 로봇 제품을 선보였으며 레인보우로보틱스와 한화로보틱스는 정부 지원을 받아 로봇 제어 시스템과 부품 자립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의 성장과 기술 경쟁

피지컬 AI 시장의 성장세는 놀라울 정도입니다. 전 세계 산업용 로봇 시장은 2024년 약 37조 7천억 원에서 2033년에는 328조 6천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더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 2024년 약 2조 8천억 원 규모였던 시장이 2029년에는 약 185조 원으로 확대되며 연평균 45.5%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골드만삭스는 2035년까지 휴머노이드 시장 규모가 38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으며 모건스탠리는 2050년에는 약 5조 달러 규모로 성장하고 전 세계에서 최대 10억 대의 로봇이 사람의 노동을 보조하거나 대체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30년 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출하량은 25만 6천 대에 이를 것이며 연평균 69.7%라는 경이적인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합니다. 스마트 팩토리 시장도 2024년 약 152조 원에서 2029년 약 287조 원으로 커질 전망입니다. 이러한 시장 성장을 주도하는 것은 미국과 중국입니다. 미국은 엔비디아와 테슬라를 중심으로 AI 소프트웨어와 컴퓨팅 인프라 기술을 앞세워 범용 로봇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오픈AI는 피규어 AI와 피지컬인텔리전스 같은 로봇 스타트업에 수억 달러를 투자하며 생태계 확장에 나섰습니다. 중국은 하드웨어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데 현재 110개 이상의 기업이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 시장의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중국 기업들은 로봇 부품의 90%까지 자체 생산할 수 있어 원가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베이징시는 로봇 산업 발전을 위해 14억 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으며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도 피지컬 AI 1등 국가를 목표로 2030년까지 관련 예산 약 4862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여기에 AI 로봇, 온디바이스 반도체, 자율주행차 등 연계 프로젝트에 수조 원이 더해질 예정입니다. 한국은 로봇 밀도 세계 1위 국가이며 스마트 공장과 항만 등 실증 환경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 피지컬 AI 기술을 테스트하고 발전시키기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피지컬 AI는 연구실의 실험을 넘어서 이제 우리 삶의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는 기술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제조 현장에서 생산성을 높이고 물류 창고에서 효율을 개선하며 의료 현장에서 정밀한 치료를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 머지않아 가정에서도 다양한 일상 업무를 지원하게 될 것입니다. 물론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남아 있습니다. 로봇의 배터리 수명 문제와 높은 제조 비용, 그리고 가상 환경에서 학습한 AI가 현실 세계에서 제대로 작동하도록 만드는 기술적 격차 등이 그것입니다. 그러나 글로벌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와 정부의 지원, 그리고 빠른 기술 발전 속도를 볼 때 이러한 문제들은 점차 해결될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10년 동안 피지컬 AI는 우리가 일하는 방식과 생활하는 모습을 크게 바꿔놓을 것이며 인간과 로봇이 협력하는 새로운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것입니다.